2024. 5. 16. 21:24ㆍ다이어트
비만이라고 해서 다 똑같지는 않습니다. 비만의 정도에 따라 크게 경도비만, 중등도비만, 고도비만으로 나누어지는데, 그 기준은 다름 아닌 체질량지수, 즉 BMI에 의해 나뉘어집니다. 체중과 신장만으로 계산하는 체질량지수는 100퍼센트 정확하지는 않지만 비만의 정도를 가려내는 가장 단순한 방법입니다. 보통 BMI가 30 이상인 사람을 ‘고도비만’으로 분류하며, 고도비만일 경우 다른 비만 치료 방법이 요구됩니다.
인터넷에 ‘고도비만’을 검색하면 가장 먼저 뜨는 연관 검색어는 ‘고도비만 수술’입니다. BMI가 30 이상인 사람은 수술을 권유받기도 하는데요. 고도비만은 일반적인 방법으로 체중을 줄일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지방세포가 다른 고도비만
고도비만은 왜 살이 잘 빠지지 않을까요?
지나치게 살이 많이 찐 사람을 으레 게으르고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결코 의지가 없어서 살을 빼지 못하는 것이 아닐 것 입니다. 고도비만은 ‘지방세포’ 자체가 일반 사람들과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체중이 증가하면 지방세포도 커지는데, 체중이 증가하는 초기와 경도비만의 경우 살을 빼면 지방세포의 크기가 비교적 쉽게 줄어듭니다. 그러나 체중이 최대로 증가해 지방세포가 커질 대로 커진 고도비만의 경우 여간해서는 원상회복이 힘든게 사실입니다.
지방세포는 커지면 커질수록 원래의 크기를 유지하려고 하는데요. 따라서 잘 줄어들지도 않을뿐더러 줄어들었더라도 되돌아가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또한 먹는 양을 줄여서 지방세포의 크기를 줄이려고 할수록 오히려 식욕이 강해지게 되는데요. 그렇게 되면서 음식을 절제하지 못하고 더 많이 먹으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가 없게 됩니다.
따라서 고도비만이 체중을 감량하고 유지하기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고도비만 중에는 먹는 양을 줄이고 활동량을 늘려도 체중이 줄어들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것은 이미 커질 대로 커져 뇌를 지배하기 시작한 지방세포 때문인데요. 이른바 ‘살이 빠지지 않는 몸’으로 변해버린 것 입니다.
의지만으로는 살을 뺄 수 없는 고도비만의 경우 위밴드 수술, 위소매절제술, 루와이 위우회술 등의 ‘수술적 요법’이 권유되기도 합니다. 수술은 크게 2가지로 나뉘어 지는데요. 위의 크기를 줄여 포만감을 빨리 느끼게 만드는 ‘섭취제한 수술법’과 소화의 많은 부분을 담당하는 소장의 첫 부분으로 음식물이 지나가지 않도록 우회로를 만드는 ‘흡수제한 수술법’ 입니다.
이러한 수술을 통해 체중 감량뿐 아니라 고도비만과 관련된 대사성 질환인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치료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수술은 흔히 지방 흡입술을 함께 시행하기도 합니다. 수술을 통해 섭취량이 줄어들면 체중과 더불어 지방세포도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수술 이면에는 부작용의 우려가 있게 마련인데요. 출혈 가능성, 복막염 등 염증과 감염의 위험성이 있고, 수술에 성공하더라도 당뇨나 고혈압 환자의 경우 심근경색과 혈전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실제로 무리한 위밴드 수술 후 패혈증으로 사망한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고도비만이라고 해서 무조건 수술을 권하기는 어려운게 사실입니다.
지방세포를 다스려야 하는 고도비만
수술을 고려하기 전에 최대한 비수술적인 요법으로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방세포가 커질 대로 커진 고도비만의 경우 내과적인 방법인 한약 치료를 꼭 권유하는데요. 왜냐하면 BMI 30 이상인 사람은 스스로의 노력으로 체중을 감량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들에게는 식욕을 조절하고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면서 공복감을 해소하는 치료가 도움이 됩니다. 사람의 인내심은 한계가 있고 본능을 거스르는 일을 한 달 이상 지속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이것을 의지력 부족으로 몰아붙일 수는 없습니다.
고도비만일수록 철저한 식이 조절을 중심으로 체중을 줄이면서 조금씩 활동량을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 고도비만인데 초기부터 무리하게 운동하면 오히려 식욕이 늘어나고 허리와 무릎 등 관절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고도비만인 경우 초반에는 운동을 피하고 식이 조절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과격한 유산소 운동은 배제하되 하루에 30분 걷기와 같이 간단한 운동은 꾸준히 해야 합니다. 무리한 다이어트를 오래 했거나 여러 번 반복한 경우, 질환으로 인해 많은 약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꾸준히 식이 조절을 하면 체중을 감량할 수 있습니다.
고도비만은 대부분 20~30킬로그램 이상을 감량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몸무게를 단기간에 감량하기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조바심을 내며 극도로 먹는 양을 줄이면 오히려 실패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고도비만이라도 일주일 감량 목표가 1.5킬로그램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물론 한 달에 7~8킬로그램 이상 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매달 무리한 목표를 잡다 보면 어느 순간 극심한 요요현상에 시달릴 수 있습니다. 매달 7~8킬로그램 감량하려면 거의 굶다시피 하면서 무리하게 운동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굶는 다이어트는 한 달, 길어도 두 달 이상 지속하기 어렵습니다. 무리한 절식과 금식의 끝에는 항상 폭식이 따르게 마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도비만일수록 천천히 그리고 길게 보아야 합니다.
고도비만 다이어트는 달라야 합니다!
20킬로그램 이상 빼야 하는 고도비만의 경우 두 번에 나눠서 다이어트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첫 번째 3개월에 걸친 다이어트에서 10~15킬로그램 감량하고,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감량한 체중을 유지합니다. 장기간 체중을 유지하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은데요. 식단을 어기는 횟수가 잦아지면 원래 몸무게로 돌아가기 쉽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뇌가 원래 체중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체중을 유지하려면 항상 본인의 페이스를 유지해야 합니다. 그렇게 얼마간 체중을 유지하고 나서 다시 한번 다이어트를 시작하면 좋습니다.
두 번째 다이어트를 진행할 때는 처음보다 운동량을 늘려야 합니다. 이때는 유산소, 무산소 운동을 병행하면 도움이 됩니다. 평균보다 근육이 많이 줄어들었다면 단백질 섭취량을 늘리고, 하루에 30분 정도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근력 운동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종국에는 수술적 방법을 강구하더라도 일단은 최대한 식이 조절을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수술은 식이조절을 해보고 그 다음 생각해봐야할 방법입니다. 아무런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살이 빠질 것이라는 희망만 가지고 수술을 한다면 기대하는 결과를 얻기 힘듭니다. 또한 비만 수술을 하더라도 식이 조절은 필수입니다. 다이어트를 도와주는 보조적인 수단으로 약을 선택할 것이냐, 수술을 선택할 것이냐의 차이일 뿐입니다.
우리는 평생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단기간에 살을 빼는 다이어트에 현혹되면 자칫 몸을 망치고 오히려 살이 안 빠지는 몸이 될 수 있습니다. 다이어트는 천천히, 그리고 장기간 꾸준히 할수록 목표한 체중 또한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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